[에오파라] 회귀
로한! 외치고서 에오윈은 크게 웃었다. 로한, 리더마크, 에오를! 밀밭같은 금빛 머리카락이 세찬 바람에 휘날렸다. 폭넓은 치맛자락은 굳게 선 양 다리를 감고 돌았다. 초원이 파도치는 바다처럼 일렁였다. 세오드윈의 딸은 진흙 빛깔 외투를 벗어던졌다.
"이 땅이 어찌나 그리웠던지! 오라버니, 맙소사, 메두셀드는 어떻습니까? 아직도 겨울바람이 태피스트리를 어지럽히고 늦은 밤 기사의 귓가에 속삭이나요? 새 시대의 새벽에 단 하나 변하지 않길 바라는 것이 있다면!"
에오메르는 너털웃음으로 답했다. 에오윈, 에오윈, 내 누이! 여울을 건너자마자 푸르게 펼쳐진 초원에 에오윈은 온 넋을 빼앗겼고, 어깨 너머로 곤도르의 젊은 섭정은 피곤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에오윈은 햇살을 닮은 환한 얼굴로 연인을 돌아보았다.
"파라미르! 전쟁과 죽음 외의 이유로 이 땅에 발딛는 건 처음 아닌가요? 보세요, 까마귀 떼는 걷혔고 장례는 끝나, 들판은 다시 빛나는걸요!"
"그리하여 이제 말과 기수는 어디 있습니까? 날리던 밝은 머리카락은?"
고서를 읽는 말투로 왼 파라미르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제가 던진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그는 에오메르에게 손을 내밀었고, 에오메르는 망설임없이 그와 팔뚝을 맞잡았다.
"마크의 왕, 건강하신 것을 뵙게 되어 기쁩니다."
"나보다 기쁠 리가요!"
그리고 그제야 에오메르는, 그들이 거의 처음부터 로히릭으로 대화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슬쩍 제 연인 옆에 붙어 선 에오윈이 파라미르와 팔짱을 끼며 그에게 눈을 찡긋거렸다. 에오메르는 피식 헛웃음을 흘렸다.
"에오윈의 신다린은 끔찍할 텐데요."
"오라버니보단 나아!"
파라미르는 난처한 체 양손을 들어보였다.
"에오윈보다도 끔찍하시다면야......."
에오윈은 배신에 치를 떠는 눈빛을 보내다 말고 에오메르의 품에 덥석 안겨들었다. 오빠, 나 이혼할래! 답지않은 어린 말에 에오메르는 누이의 머리를 쓱쓱 헝클었다.
"그래, 전쟁쯤은 불사해야겠지만, 네가 원한다면 그쯤은 해줄 수 있지."
"엘렛사르께서 아시면 전 죽은 목숨이겠는걸요."
파라미르는 체념한 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에오윈은 에오메르의 품 안에서 까르륵 웃음을 터뜨렸다.
"아, 내 사랑, 내가 당신한테 그럴 리 없잖아요!"
*
엘보론 가졌을 때쯤 로한 놀러온 에오파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