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글 2018. 8. 11. 23:35

현대 에유?


 학교에서 이른바 댄스가 있을 적마다 그들은 대신 아레델의 집 지하실에 틀어박혀 시간을 때우고는 했다. 대신이라 하기도 어려웠던 것은 지하실의 놀이가 그들에게는 일상이나 다름없었던 데 더해, 댄스는 켈레고름이 집을 손쉽게 빠져나오려 쓰는 갖은 핑계 중 하나에 불과했던 탓이었다. (쿠루핀은 이를 눈감아 주었고 때로 동참했으나, 대개 그는 핑계 댈 것 없이도 곧잘 일탈했다.) 윈터 포멀이 사흘 남았던 날 역시 그들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달려와 지하실로 숨어들었었고, 두어 시간 후 아레델은 여전히 바람 빠진 에어 매트리스에 배를 깔고 누워 대수 숙제를 끄적이고 있었다. 켈레고름은 탁구대를 벽에 밀어붙여 두고서는 공을 퉁겼다. 주황색 공은 경쾌하게 탁구채와 벽 사이를 오갔다.

 몇 번이고 채를 휘두르다 켈레고름은 손을 미끄러뜨렸다.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 공은 세차게 튀어올라 아레델의 머리 옆으로 날아갔고, 아레델은 연필을 내던지며 손을 뻗어 공을 낚아챘다. 켈레고름은 뒤돌아 보며 씩 웃었다.

 "한참 남았어?"

 아레델은 교과서를 덮고 몸을 일으켰다. 핀골핀은 잡동사니로 가득한 지하실을 포기한 지 오래였으니 방 안에는 백열전구 하나가 달랑 늘어져 있을 뿐이었다. 아레델이 일어서 앉자 그림자는 기이하게 뒤틀렸다. 한구석에 놓인 구식 라디오에서 그보다는 조금 덜 오래된 노래가 흘러나왔다.

 "댄스, 나랑 가자."

 내일은 수영장에 가자는 것마냥 여상스런 어조에 켈레고름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러고 나서야 당황해 말했다.

 "내가 가자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윈터 포멀이잖아."

 켈레고름은 흠, 하고는 발치의 바구니에서 새 공을 꺼냈다. 갈피를 잡지는 못하겠지만 아무렴 어울려 주겠다는 심사인 듯했다. 피식거리던 아레델은 책을 가방에 밀어넣으며 물었다.

 "그런데 너 춤출 줄은 알아?"



*

https://www.youtube.com/watch?v=MgUIlh2h7CQ&feature=youtu.be

사실 학교 댄스는 가본 적 없음 하지만 센터 댄스는 여섯 번쯤 끌려갔... 길가다가 맨날 나오던 노래 들어서 생각났다

수학 낙제도 월반도 안했다는 가정 하에 아레델은 11학년? 잘 기억 안 남

'톨킨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켈레델+핀마에] 이유  (0) 2018.08.16
[글로엑셀] Thou voice of my heart  (0) 2018.08.15
[엘론드+마글로르] 나르벨레스  (0) 2018.08.13
[4시대즈] 창  (0) 2018.08.13
[글엑] 리나이웬  (0) 2018.08.11
posted by Rhind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