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글 2018. 9. 9. 13:42

이거 앞부분... 쓴 거... 현대물 켈레델 고등학교 연극. 제목이랑 밑에 대사는 원래 연극에 있는 대사임

 

 그건 순전히 밤바람 때문이었다고, 돌이켜볼 때마다 켈레고름은 스스로에게 우기고는 했다. 가설 무대의 조명은 지나치게 밝았고, 풀밭에 열 맞춰 놓인 흰 플라스틱 의자들은 야광인 양 어슴푸레 빛을 뿌렸고, 자식이나 형제, 친구를 위해 기꺼이 관중 역을 맡아준 이들의 얼굴은 하나로 뒤섞여 시야 언저리에 멀겋게 둥실댔다. 무대 아래서 플룻이 애처로이 긴 음을 끌었다. 대사를 마친 그가 들어올렸던 손을 천천히 거두자 기다렸다는 듯 바람이 눈가를 스치고 지나갔었는데, 바람결을 따라 반쯤 생각없이 돌아본 눈길에 막 흩뜨러지는 검은 머리카락이 잡힌 것이야말로 그 사고의 원흉이었다 할 만했다.

 골판지 관에 누운 줄리엣이 실눈을 뜨고는 어렴풋이 입꼬리를 말았다. 켈레고름은 대사를 잊어버렸다.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했었는지, 다음 할 말이 무언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발밑 어디쯤에서 콘서트 밴드가 점차 소리를 높였다. 작은북의 향현이 드르륵 떨리는 박자에 맞춰 켈레고름은 한 발짝씩 줄리엣을 향해 다가갔다. 연인의 가느다란 눈동자에 약간의 혼란과 흥미가 어렸다. 그는 줄리엣의 머리맡에 무릎 꿇으며 왼손에 든 장난감 단도를 기억해냈다, 무시했다. 줄리엣은 완연히 웃고 있었다.

 난데없는 영감에 켈레고름은 크게, 부러 또박또박 외쳤다.

 "줄리엣, 줄리엣, 이제 일어나요!"

 그는 칼을 내던졌다. 등허리를 받쳐 올리는 손길에 줄리엣은 천연덕스레 몸을 일으켰고, 입술이 맞닿자 팔을 뻗어 그의 목에 감았다. 새어나오는 숨이 입가를 간질였다. 관 벽을 사이로 웃음이 엉켰다. 문득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싼 줄리엣이 입을 떼며 읊었다.

 "아, 나의 사랑이 탄로 난 것은 밤의 어둠 때문이야."

 그리고 아레델은 매끄럽게 일어나 그를 잡아끌었다.

 

 동생과 사촌이 무대 중앙으로 나오는 것을 보며 마글로르는 조용히 지휘봉을 내렸다가,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차마 객석을 살필 수는 없었다. 그는 착잡하게 말했다.

 "얘들아, 악보 넘기자."

 

 

*

현대 에유 핀웨 가 나이 순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마글로르 둘 윗학년이어도 아예 졸업했다가 도와주러 모교 온 거여도 좋을 것 같음... 그리고 갑자기 오케스트라부 요정 애들 보고 싶어졌음ㅋㅋ ㄷㅇㄹ이랑 ㅇㅅㄹㅇ이랑 ㅅㄱㅌ랑... ㅇㄻㄹ 가끔 와서 성악 했음 좋겠고... 틴팡이랑 이바레랑 졸업했으면서 허구한 날 놀러와서 후배들 놀려먹었으면 좋겠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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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hi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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