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맞았지! 엑셀리온은 의기양양하게 외치며 양팔을 활짝 벌려 보였고, 그답지 않은 유치한 모습에 글로르핀델은 웃음을 터뜨렸다. 우거진 수풀이 한 순간 탁 트이는 곳 너머로 너른 습지가, 은백색 호수가 옅게 낀 구름과 쌍을 맞춰 양탄자를 굴린 듯 펼쳐졌다. 글로르핀델이 호수를 바라보는 새 엑셀리온은 질퍽이는 땅을 밟고 멀리 달려나갔다. 어디서 늪이 끝나고 물이 시작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글로르핀델은 엑셀리온이 발을 헛딛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어쨌든 숲을 헤치고 곧장 걸어 호수를 찾아낸 것은 그였던 데다, 다리 긴 물새들이 흙탕물에 발목을 담근 채 태연히 서 있던 것이었다.
엑셀리온은 문득 허리를 숙여 물속에서 무엇인가 건져내고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맑게 발음했다 - 리나이웬Linaiwen.
리나에웬Linaewen, 하고 그가 바꿔 말하자 엑셀리온은 풋 짧게 웃으며 손에 든 것을 털어 높이 치켜들었다.
구름이 걷혔다. 흙이 물처럼 씻겨나가며 손바닥만한 백조 깃털이 햇살을 받아 어른 빛났고, 진녹색으로 반짝이는 요정의 망토 아래 드러난 소매는 흠뻑 젖어 있었다.
*
Linaiwen이든 Linaewen이든 씨앗사 번역으로는 그게 그거지만. 백조는 톰 봄바딜 시에서는 왕의 소유라는 전통적 의미를 가졌고 곤돌린 몰락에서는 대체로 울모의 상징이니까... Lord of the Fountains, hinder not the messenger of the Lord of Waters!
그리고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가 인상깊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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